제사를 지낼 때 형편상 임시로 종이에 글을 적어 임시로 위패를 대신 삼는 것을 '지방'이라고 합니다. 보통 설이나 추석 명절 때 고인의 영정사진이나 위패를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제사를 모시기 전에 작성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래 방법대로 따라서 작성하시면 됩니다.
지방이란
제사를 지낼 때 조상님의 위패를 대신하는 종이에 쓴 글을 지방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많은 가정에서 조상의 위패(位牌), 즉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당은 조선시대 양반층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보편화되었습니다. 심지어 가난한 가정에서도 간단한 형태로 조상의 위패를 두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는 이러한 위패를 사용하여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당이나 위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사 등을 지낼 때, 형편상 종이에 글을 적어 임시로 위패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지방입니다.
지방 쓰는 법
"현고학생부군신위"
지방에는 고인과 제주(제사를 하는 사람)의 관계, 고인의 직위, 고인의 이름, 신위라는 글자를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지방은 '현고학생부군신위'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종이는 보통 폭 6cm에 길이 22cm 정도의 한지나 A4용지를 사용합니다.
1. '현'은 고인과 제주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아버지는 '현고', 어머니는 '현비', 조부모는 '현조고', '현조비', 증조부모는 '현증조고', '현증조비'라고 적습니다.
2. '고'와 '비'는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말입니다.
3. '학생'은 고인의 직위를 나타내는데, 벼슬을 안 한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벼슬을 한 경우에는 그 벼슬의 이름을 적습니다. 예를 들어 판관이었다면 '판관'이라고 적습니다. 여자의 경우에는 남편의 급에 따라서 정경부인, 정부인, 숙부인 등의 호칭을 받았으므로 그 호칭을 적습니다.
4. '부군'은 고인의 이름을 나타내는데, 모든 남자 조상은 '부군'이라고 적습니다. 여자 조상이나 아내는 본관과 성씨를 적습니다. 예를 들어 김해 김 씨라면 '김해 김 씨'라고 적습니다. 자식이나 동생은 이름을 적습니다. 예를 들어 길동이라면 '길동'이라고 적습니다.
5. 마지막으로 '신위'라는 글자를 적으면 지방이 완성됩니다.
지방 한자로 쓰는 법
1. 고인과 제주의 관계
아버지는 '顯考(현고)', 어머니는 '顯化(현비)', 조부모는 '顯祖考(현조고)', '顯祖化(현조비)'로 적고, 남편은 '顯化(현벽)'이라고 씁니다. 아내는 '亡室(망실)' 또는 '故室(고실)'로 적습니다. 형은 '顯兄(현형)', 형수는 '顯兄嫂(현형수)', 동생은 '亡弟(망제)' 또는 '故弟(고제)', 자식은 '亡子(망자)' 또는 '故子(고자)'로 표기합니다.
고인의 직위: 남자 조상이 벼슬을 한 경우에는 벼슬의 이름을 적으며, 여자 조상은 남편의 급에 따라 '貞敬夫人(정경부인)', '貞夫人(정부인)', '淑夫人(숙부인)' 등의 호칭을 사용합니다. 벼슬을 가지지 않았다면 남자 조상은 '學生(학생)'이라 쓰며, 그 부인은 '孺人(유인)'이라고 기록합니다.
2. 고인의 이름
남자 조상의 경우 모두 '府君(부군)'으로 표기하며, 여자 조상이나 아내의 경우 본관과 성씨(예: '김해 김 씨')를 사용합니다. 자식이나 동생의 경우 이름(예: '길동')을 적습니다. 백숙부모, 형제, 부부, 자식의 지방 쓰는 방법은 위와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공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지위를 얻는 경우도 있으며, 여성이 공직을 맡은 경우에도 그에 맞추어 직위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밀양 박 씨 여성이 서기관을 지낸 경우, 현대 사회에서 '서기관'이라고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의 종류와 특징
지방은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형제, 부부, 자식 등 다양한 관계의 고인을 모시기 위해 만들 수 있습니다.
1. 부모 한쪽이 생존해 있을 경우
단독으로 제사를 하므로 지방에도 한 분만 적습니다.
2. 부모 두 분 다 돌아가셨을 경우
같이 제사를 하므로 지방에도 부모 두 분을 같이 적습니다. 이때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적고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적습니다. 조부모나 증조부모도 마찬가지로 오른쪽에 어머니 쪽 신위를 적고 왼쪽에 아버지 쪽 신위를 적습니다.
3. 형제나 부부, 자식의 경우
고인과 제주의 관계가 다르므로 지방에도 다르게 표시합니다. 형은 '현형', 형수는 '현형수', 동생은 '망제' 또는 '고제', 남편은 '현벽', 아내는 '망실' 또는 '고실', 자식은 '망자' 또는 '고자'라고 적습니다. 이때 '현'은 고인과 제주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형제나 부부의 경우에는 고인이 제주보다 선순위이므로 '현'을 적습니다. 자식의 경우에는 고인이 제주보다 후순위이므로 '망' 또는 '고'를 적습니다. '망'과 '고'는 고인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4. 지방에는 제사를 받드는 봉사자의 이름도 적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큰 아들이면 '효자', 작은 아들이면 '자', 큰손자이면 '효손', 증손자이면 '효증손', 남편이면 '부'라고 적습니다. 봉사자의 이름은 오른쪽으로부터 마지막 줄에 적습니다. 예를 들어 '효자영수봉사'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5. 지방 한글 작성 법
이때는 간단하게 '어머님 신위', '아버님 신위' 등으로 쓸 수도 있고, 한자의 우리말 표기만 써서 '현고학생부군신위'와 같이 쓰기도 합니다.
마치며
지방 쓰는 법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끼리의 화목한 관계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나면 싸우지 말고 좋은 이야기들 나누며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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